[고우넷×한국마이크로소프트, 230명 교원이 직접 만든 '수업용 AI 에이전트' 2,359개의 의미]

지난 9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는 평소 교원 연수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초·중등 정보교원 230명이 직접 개발한 교육용 AI 에이전트의 최종 발표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2026

kmkj.kr 보도 | 15 hours ago [고우넷×한국마이크로소프트, 230명 교원이 직접 만든 '수업용 AI 에이전트' 2,359개의 의미]

지난 9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는 평소 교원 연수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초·중등 정보교원 230명이 직접 개발한 교육용 AI 에이전트의 최종 발표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2026 Connect AI: 세대연결 정보융합 프로젝트'는 기업이 제공한 최신 AI 기술과 교원의 현장 경험이 결합된, 한국 에듀테크 역사에 길이 남을 사례였다. 1기 2기 연수를 거쳐 8월 15일 시작된 해커톤은 단 3주 만에 2,359개의 AI 에이전트와 50건의 교수학습 설계 사례라는 놀라운 산출물을 만들어냈다. 교사가 'AI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만드는 사람'이 된 이 실험의 결과는, 국내 AI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시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기업연계 정보교원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고우넷과 라인교육개발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운영한 만큼, 민간 AI 플랫폼과 공교육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구조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참가 교원들은 7월 대구, 8월 서울에서 진행된 기반연수를 통해 Microsoft Copilot Studio 기반의 멀티 에이전트 구성, API 연동, 웹 배포 등 고도화된 기술 스택을 학습했다. 일반적인 AI 리터러시 교육과 다른 지점은, 단순 도구 활용에 머무르지 않고 교원들이 직접 에이전트를 설계·구현했다는 점이다. Microsoft 개발자와 혁신 교사가 동시에 멘토로 투입된 것도 이런 기술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팀 구성 방식이다. 신규 교원, 교과 전환 교원, 경력 교원이 한 팀을 이뤄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이는 단순한 멘토링을 넘어 세대 간 지식과 경험을 '구조적으로 융합'시키려는 의도적 설계였다. 1·2기 구분 없이 동일 해커톤 트랙에 합류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장에서 직접 수집된 개발 결과물도 다양했다. 대상을 수상한 초등 교원팀 '평민이 된 원빈'은 '조선 풍속화 감상 도우미 AI 에이전트'를, 최우수상 '1111' 팀은 '데이터과학 프로젝트 지원 AI 에이전트'를, 우수상 'AI-Scream' 팀은 '데이터분석 보조교사 AI 에이전트'를 각각 개발했다. 라인 특별상을 받은 'G1이 필요해' 팀의 '다문화·특수학생 지원 탐구수업 도우미 AI 에이전트'와, 고우넷 특별상 '팀 파이시티'의 '파이썬 학습 코치 AI 에이전트'까지, 수상작의 스펙트럼이 교과와 학습자 특성에 걸쳐 광범위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심사 기준이 학교 현장 적용성, 확장 가능성, 참신성, 성취기준 분석, 에이전트의 설계 정교성 등으로 다층적으로 구성됐다는 사실도,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닌 '교육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평가 문화를 보여준다.

다만, 3주라는 짧은 기간에 2,359개의 에이전트가 산출된 것에 대해서는 한 가지 질문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숫자만 보면 생산성은 압도적이지만, 개별 에이전트의 실질적 교육 효과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후속 검증은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본선 진출작이 5개 팀에 그쳤다는 점에서, 대다수 산출물은 해커톤 차원의 프로토타입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고우넷 측은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Master Builder' 후속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Microsoft 전문가의 멘토링 하에 기존 산출물을 iOS·Android 네이티브 앱으로 고도화하고 실제 배포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양산'이 아닌 '정교화'에 무게중심을 둔 전략으로 읽힌다. 단순히 에이전트 수를 쌓는 해커톤이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검증된 소수의 결과물이 실제 학교와 가정에 보급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는 이 '다음 단계'에서 가늠해야 할 것이다.

참여 교원의 반응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수업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학생들과 교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해 뜻깊었다"는 한 교사의 소감은, 그동안 교원 대상 AI 연수가 '기술 습득'과 '수업 적용' 사이에서 겪어왔던 미스매치를 정확히 짚는다. 직접 손으로 만들어보는 '빌더 경험'이야말로 교원의 AI 활용 수준을 '수업 소비자'에서 '수업 설계자'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트리거라는 것을 이 사례는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갤러리워크에서 참관 교원들이 각자 교과 환경에 맞는 적용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습도, 산출물 자체보다 '교사들 사이의 수평적 학습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적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동안 AI 교육은 '학생이 AI를 배우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제 '교사가 AI를 만드는' 시대로 본격 진입했다는 신호다. 고우넷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라인교육개발의 협력 모델은 기업-교육청-학교 사이의 3자 협력 구조가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했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의 개발자 자원이 공교육 현장에 직접 투입된 사례는 국내에서 매우 드물다.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Master Builder 과정을 통해 검증된 우수 에이전트가 얼마나 많은 학교로 확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개발된 산출물이 다른 교과·학년으로 이식 가능한 범용성을 갖추는지 여부가 이 프로젝트의 진짜 성패를 가를 것이다. 교사가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가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날, 비로소 이 해커톤의 가치는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