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수소·피지컬 AI 인재 양성 국책사업 참여…'초광역 교육 생태계'의 신호탄

교육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에 가천대가 참여대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지역 대학 육성을 넘어, 전북의 에너지 산업 역량과 경기의 AI·제조 기반을 하나로 묶는 초광역 협력 모델이

yna.co.kr 보도 | 3 days ago 가천대, 수소·피지컬 AI 인재 양성 국책사업 참여…'초광역 교육 생태계'의 신호탄

교육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에 가천대가 참여대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지역 대학 육성을 넘어, 전북의 에너지 산업 역량과 경기의 AI·제조 기반을 하나로 묶는 초광역 협력 모델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다. 4년간 최대 6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대학·지자체·기업이 손잡고 지역 전략산업에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실험이다. 가천대는 이 가운데서도 수소 저장·이송·유통과 피지컬 AI를 결합한 현장 중심 교육을 총괄하며 에듀테크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가천대는 지난 10일 교육부의 '2026년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 전북·경기 협업 모델 참여대학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대학·지자체·기업이 초광역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교육부는 공모를 거쳐 최종 6개 모델을 선정했다. 각 모델에는 4년간 최대 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가천대가 참여하는 전북·경기 모델은 우석대를 주관대학으로 전북 7개교, 경기 3개교 등 총 10개 대학이 참여해 4년간 2천명의 수소·피지컬 AI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북의 수소 생산·모빌리티 역량과 경기의 AI·제조 기반을 결합하는 구조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가천대가 경기지역 세부 사업의 주관대학을 맡아 수소 저장·이송·유통 및 운영 최적화 분야 교육을 총괄한다는 점이다. 판교를 배후로 둔 AI 연구 역량을 접목해 피지컬 AI 기반 수소 누출 모니터링, 설비 예지보전, 고압·극저온 저장시스템 안전설계 등 현장 중심의 실무 커리큘럼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한상 가천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가천대의 연구 역량과 지역 산업 기반을 연계해 현장 수요에 맞춘 융합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주목할 지점은 이 사업이 추구하는 '초광역'이라는 개념 자체다. 기존의 지역 인재 육성 사업이 특정 광역자치단체 내에서 이뤄졌다면, 이번 모델은 전북과 경기라는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지역을 산업적 연관성으로 묶었다. 전북은 수소 생산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을, 경기는 판교를 중심으로 한 AI·제조 기반을 갖고 있다. 두 지역의 강점을 결합하면 수소 에너지 산업의 고질적 난제인 저장·이송·안전 관리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수소 산업은 생산 단가보다 저장과 운송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안전 리스크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피지컬 AI는 이 지점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누출을 사전에 감지하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며, 극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은 수소 경제 실현의 필수 조건이다.

이번 사업이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적지 않다. 우선 교육 과정이 산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점이다. 수소 누출 모니터링, 설비 예지보전, 안전설계 등은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매일 부딪히는 과제다. 이러한 문제 해결형 교육은 자연스럽게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AI 기반 학습 분석 도구의 수요로 이어진다. 2천명의 인재를 4년간 양성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교육 데이터는 향후 피지컬 AI 분야 인재 양성 모델을 정교화하는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10개 대학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조는 대학 간 교육 콘텐츠 공유와 표준화된 학습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높인다. 이는 에듀테크 기업들에게 새로운 B2B 시장을 열어주는 요인이다.

다만 초광역 협력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대학들 간의 교육 과정 연계, 학점 교류, 공동 프로젝트 운영은 행정적·기술적 복잡성을 수반한다. 특히 피지컬 AI라는 첨단 분야의 특성상 실습 인프라와 장비 접근성이 교육의 질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판교의 AI 인프라와 전북의 수소 실증 단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4년간 600억원이라는 사업비가 종료된 이후에도 협력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기업의 실질적 참여와 채용 연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 주도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산업계가 교육 과정 설계 단계부터 깊숙이 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가천대의 국책사업 참여는 단순한 대학의 성과가 아니라,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산업과 교육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며, AI라는 도구를 통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 이것이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앞으로 4년간 이 실험이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듀테크 기업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수소와 피지컬 AI라는 두 축이 만들어낼 융합 인재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