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사범대, AI 에이전트 4종 투입한 'AI교육 2.0' 시동 — 산업체가 설계 단계부터 합류한 새로운 교원양성 모델]
예비교사가 교단에 서기 전, AI 에이전트와 함께 수업을 설계하고 상담을 연습하며 교육실습을 준비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은 IT·AI 교육 기업 코드프레소,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데일리안 보도 | 1 day ago [이화여대 사범대, AI 에이전트 4종 투입한 'AI교육 2.0' 시동 — 산업체가 설계 단계부터 합류한 새로운 교원양성 모델]
예비교사가 교단에 서기 전, AI 에이전트와 함께 수업을 설계하고 상담을 연습하며 교육실습을 준비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은 IT·AI 교육 기업 코드프레소,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드림에이스, 교육 플랫폼 기업 자란다 등 AX 컨소시엄 'AXMOS'와 손을 잡고,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통째로 재설계하는 3년짜리 사업에 돌입했다. 단순히 'AI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AI로 교육혁신을 주도하는 교사'를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체가 교육과정 설계 단계부터 공동 설계에 참여하는 이 모델이 향후 국내 교원양성 패러다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협약은 이화여대 사범대학이 추진하는 '2026년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 개발 지원 사업(중등 AI 융합)'의 핵심 축으로, 예비교사 AI 교육 시스템 'PAIES(Pre-service AI Education System)'를 기반으로 한 'AI교육 2.0' 전략이 본격 가동되는 신호탄이다. 사범대학은 AI 리터러시·AI 윤리·AI 교수법·AI 리더십의 4대 핵심역량을 축으로, 교직과목, 전공 교과교육, 비교과 프로그램, 교육봉사·교육실습을 아우르는 교원양성 체계 개편에 나섰다.
사업의 중심에는 과감한 과목 재설계가 있다. 사범대학은 올 2학기부터 교직과목 4개(디지털교육, 교육방법및교육공학, 교육과정, 교육평가)와 국어·영어·수학·물리·지리 교과교육 전공과목 5개 등 총 9개 교과목을 AI 융합형으로 전환한다. 기존 과목에 AI 단원을 덧붙이는 식의 소극적 개선이 아니다. 교육목표와 교육내용, 교수·학습방법, 평가체계를 AI 활용 방식으로 통째로 다시 짠다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교육평가 과목에서는 AI를 단순 채점자가 아닌 '평가 설계 보조자'로 활용하도록 방향을 틀었고, 평가의 초점도 결과물에서 학습 과정으로 이동시킨다. 교과교육 과목에서는 생성형 AI로 수업자료와 평가문항을 직접 제작하고, '바이브 코딩(Vibe Coding)'으로 물리·지리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는 실습까지 포함된다. 2027년 1학기에는 '학교현장에서의 AI윤리'와 'AI·디지털 교육 캡스톤디자인' 2개 과목이 신설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4종의 AI 에이전트 도입이다. 사범대학은 수업설계를 지원하는 'AI 교수설계 코치', 학생·학부모 상담을 연습하는 'AI 학교폭력 상담 지도 코치', 교육실습을 지원하는 'AI 현장실습 코치', 개인별 성장을 관리하는 'AI 성장지원 코치'를 자체 개발해 교직·교과교육·비교과·실습 전 과정에 체계적으로 연계한다. 예비교사 양성과정에 AI 에이전트를 이렇게 전면 편성한 사례는 국내 교원양성기관 가운데 드물다는 평가다.
산업체의 역할도 단순 강의 지원이나 콘텐츠 납품에 머물지 않는다. 코드프레소는 AXMOS 컨소시엄 일원으로 과목 재설계와 AI 에이전트 활용 수업설계를 직접 지원하며, 'AI 에이전트 아카데미'(11월 예정)라는 예비교사 집중 워크숍을 산업체 주관으로 운영한다. 산업체·교수·예비교사가 공동 연구하는 'PAIES AI R&D 랩'에는 실제 교육 현장의 프로젝트 주제가 투입된다. AI 과의존 방지, 개인정보·저작권·편향 등 책임 있는 AI 활용 원칙도 교과목 운영에 반영된다. 사범대학은 학기 초와 학기 말 두 차례 수강생 AI 역량을 측정해 교육 효과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셰어캠퍼스(SHARE Campus)'라는 온라인 공유 플랫폼을 통해 2027년 2월부터 타 대학과 현장 교사, 일반에 공개한다. 2028년부터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 전공 이수체계 전반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커리큘럼 개편을 넘어선다. 그동안 예비교사 대상 AI 교육은 생성형 AI 개념 소개나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소양 교육' 수준에 머물렀다. 코드프레소 이동훈 대표의 언급처럼, 진짜 질문은 'AI 과목을 몇 개 이수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가르칠 교과 수업을 AI와 함께 얼마나 다르게 설계하고 평가할 수 있는가'다. 박은혜 사범대학장도 같은 결의로 "AI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자신의 교과 수업과 평가를 새롭게 설계하고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역량"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AI 에이전트 4종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효과를 내려면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정교한 프롬프트 설계가 뒷받침돼야 하며, 현장 학교폭력 상담처럼 민감한 영역에서 AI 에이전트가 내놓는 응답의 윤리적·법적 책임 범위도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교육과정을 통째로 재설계하는 작업은 교수진의 업무량 증가와 저항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학기 초·말 2회 역량 측정이 실제 학습 성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실증 검증도 요구된다. 베트남 백화대학교 108명 대상 AI 역량 챌린지나 'AI Fluent' 같은 평가 서비스를 운영해 온 코드프레소의 '진단-교육-재진단' 노하우가 이 과정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사범대와 AXMOS의 이번 시도는 산업체가 교육과정 설계 단계부터 동등한 파트너로 앉아 공동 설계에 참여하는 새로운 교원양성 모델을 제시했다. 향후 3년간의 실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사례가 '셰어캠퍼스'를 통해 다른 대학과 현장에 확산될 경우, 국내 AI 시대 교원양성의 표준 프레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교원양성기관의 AI 교육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어떤 교사를 길러낼 것인가'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흐름에서, 이 모델의 실증 결과는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다음 10년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