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속 AI 수학 서비스, 활용 현장의 목소리가 곧 콘텐츠가 된다

초등학교 교실 한켠에서 태블릿 PC 위로 숫자가 춤을 추고, 학생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문제를 풀어간다.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닌 이 장면이 이제 전국 수천 개 초등학교의 일상이 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

lcnews.co.kr 보도 | 5 days ago 공교육 속 AI 수학 서비스, 활용 현장의 목소리가 곧 콘텐츠가 된다

초등학교 교실 한켠에서 태블릿 PC 위로 숫자가 춤을 추고, 학생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문제를 풀어간다.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닌 이 장면이 이제 전국 수천 개 초등학교의 일상이 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인공지능 기반 수학 학습 서비스 '똑똑! 수학탐험대'를 단순히 보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 교사와 예비 교원의 실제 활용 경험과 아이디어를 직접 발굴해 콘텐츠로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가 도입된 지 5년 만의 결실이자, 공교육 에듀테크가 '도입'의 단계를 넘어 '함께 만들어가기'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7일부터 10월 12일까지 '똑똑! 수학탐험대' 숏폼 공모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사용 후기 공모가 아닌, 현장의 교수 설계 역량을 평가하고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공모 부문은 현직 교원과 예비 교원으로 이원화됐다. 현직 교원 부문은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어떤 교수 설계가 효과를 냈는지를 다루는 창작물을 받는다. 예비 교원 부문은 서비스의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콘텐츠나 현장 적용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심사 결과 최종 12개 팀이 선정돼 11월 26일 성과가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교육 당국이 숏폼이라는 형식을 택한 것도 시사적이다. 교사들이 길고 무거운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던 기존 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짧고 강렬한 영상 안에 현장의 노하우를 압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똑똑! 수학탐험대'는 2020년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단계적으로 학년 범위를 확장해 현재는 전국 모든 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문제 풀이 프로그램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진단 알고리즘을 통해 취약 영역을 분석하고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동안 전국 수천 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폭넓게 활용해왔으며, 교육 당국은 학습 진단 알고리즘의 정교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는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기효능감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학생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는 학습 격차 해소의 핵심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전이 단순한 마케팅 이벤트가 아닌, 공교육 내 에듀테크의 안착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에듀테크 정책은 중앙정부나 지방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서비스 도입과 보급을 이끌어왔고, 교사와 학생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기술을 수용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모전은 교사를 콘텐츠 생산자의 위치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과 서비스 개선에 직접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예비 교원 부문을 별도로 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교수 학습 경험은 아직 많지 않지만 발상의 신선함을 보유한 예비 교원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현직 교원의 교수법과 결합될 때, 서비스 활용의 지평이 한층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과제를 동시에 짚어보고 있다. 첫째, 숏폼이라는 형식이 교실 현장의 맥락을 충분히 담을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짧은 영상 안에 교수 설계의 본질을 압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 선정된 우수 사례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차년도 교수 학습 설계나 연수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셋째, 에듀테크 서비스는 학교 간 정보 격차, 가정 양육 배경, 교사의 디지털 역량 차이 등에 따라 활용 효과의 편차가 존재한다. 현장 사례를 통해 이러한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해법이 함께 발굴되어야 한다.

향후 '똑똑! 수학탐험대'의 전개 방향을 놓고서는 몇 가지 전망이 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축적된 우수 교수 사례가 연수 자료나 학습 커뮤니티 콘텐츠로 재가공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단순 초등 수학을 넘어 중등 교과, 국어, 사회 등 다양한 영역으로 AI 기반 진단 학습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공 부문이 단독으로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현장 교사들과 예비 교원, 교육 전문가들이 함께 콘텐츠와 활용법을 만들어가는 참여형 생태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교육부 관계기관이 이번 공모전을 통해 확보한 12개 팀의 현장 노하우는 향후 유사 에듀테크 사업을 설계할 때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이 교실에 들어오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교실 안에서 자라나고 교실 밖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 그것이야말로 공교육 에듀테크가 지향해야 할 다음 단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