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720억 규모 'AI 바이오제조' 초광역 인재양성 허브로…대학 경계 허문 융합교육 실험]
단국대학교가 교육부의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 주관대학으로 선정되며 AI 기반 첨단바이오제조 분야의 초광역 인재양성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4년간 지방비를 포함해 최대 72
머니투데이 보도 | 1 day ago [단국대, 720억 규모 'AI 바이오제조' 초광역 인재양성 허브로…대학 경계 허문 융합교육 실험]
단국대학교가 교육부의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 주관대학으로 선정되며 AI 기반 첨단바이오제조 분야의 초광역 인재양성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4년간 지방비를 포함해 최대 72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충남, 경기, 대구 등 지역별 특화 역량을 하나로 묶어 전주기 인공지능 전환(AX) 바이오제조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국대는 건양대, 계명대, 아주대, 유한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30년까지 융합인재 2600명을 양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역과 대학, 산업의 경계를 동시에 허무는 이번 시도는 에듀테크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이 사업의 핵심은 '초광역'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충남도가 주관 지자체를 맡고, 공정개발·제조실증은 충남이, AI·데이터는 경기가, 임상실증은 대구가 각각 전담하는 구조다. 단국대가 공동교육의 허브(Hub) 역할을 수행하고, 협력 대학들이 스포크(Spoke)로서 특화 분야를 맡는다. 참여 대학들은 교과목과 교수진, 연구 장비, 기업 연계 자원을 공유하며 지역과 대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듈형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학부 공동교과목 61개, 대학원 심화교과목 9개 등 총 70개의 공동교육과정이 설계됐고, 마이크로디그리와 부전공, 복수전공 등 다변화된 학사 제도가 운영된다. 단일 대학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첨단바이오제조 분야의 융합 교육을 컨소시엄 단위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계 연계 폭도 눈에 띈다. 유한양행, 종근당, 다산제약, 메가젠임플란트, 세신정밀, 에스디바이오센서, 엔포유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8개 주요 기업·기관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들은 교육과정 공동 개발부터 현장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AX-PBL), 현장실습 및 인턴십, 취창업 연계, 기술사업화까지 인재 양성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주목할 지점은 AX-PBL이다. 단순한 산학협력 실습을 넘어 실제 제조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학습을 정규 교육과정에 내장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에듀테크가 강조해온 '실무 맥락 기반 학습(Work-integrated Learning)'의 전형적인 모델이자, 생성형 AI 시대에 요구되는 문제해결형 인재상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선정은 최근 정부의 지역 중심 인재양성 정책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ANCHOR 사업은 지역 대학을 지역 산업 성장의 엔진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특화 산업과 대학 교육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국대 안순철 총장은 "단국대가 쌓은 바이오헬스 교육·연구 역량과 초광역 산학협력 인프라를 결합해 AI 기반 첨단바이오제조 분야의 인재를 적기에 공급하고, 지역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720억원이라는 재정 규모는 단일 대학 사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크다. 그만큼 정부가 지역-대학-산업의 삼각 연계에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에듀테크 관점에서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다중 캠퍼스·다중 기관을 아우르는 공유 교육과정의 실제 구현 사례라는 점이다. 여러 대학이 교과목과 교수진, 장비를 공유하는 모듈형 교육은 기술적으로 LMS(학습관리시스템)와 공동 학사 데이터 연동, 원격·하이브리드 수업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둘째, 마이크로디그리와 부전공·복수전공을 결합한 유연한 학사 제도는 기존 학위 체계를 모듈화하려는 에듀테크의 오랜 과제와 맞물린다. 셋째, AX-PBL은 AI를 학습 도구이자 산업 적용 대상으로 동시에 다루는 이중 구조로, 향후 AI 교육 플랫폼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초광역 컨소시엄은 이해관계 조정과 품질 관리가 관건이다. 지역별 특화 분야를 나눠 맡는 구조는 자칫 교육의 파편화를 낳을 수 있고, 허브-스포크 간 위계가 고착화되면 실질적인 공동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2600명이라는 양성 목표도 질적 성과와 함께 검증돼야 한다. 산업계 파트너 8곳이 실제 교육과정 운영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할지, AX-PBL이 형식적 프로젝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거버넌스 설계가 필요하다. 에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공동교육 플랫폼, AI 기반 학습 데이터 분석, 산학 프로젝트 관리 도구 등에서 협업 기회가 열려 있다. 동시에 대학 컨소시엄이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민간 에듀테크 시장과의 역할 분담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패는 '경계 허문 대학'이라는 구호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역과 대학, 산업의 경계를 넘는 인재양성 모델이 자리 잡는다면, 이는 단순한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을 넘어 한국 고등교육과 에듀테크 산업의 구조 전환을 이끄는 실험대가 될 수 있다. 2030년까지 4년여의 여정이 그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