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전략위, 출범 1년 맞아 '실행'의 시간으로 접어들다

지난 9월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약 150명의 관계자가 모였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출범 1주년 성과보고회를 연 자리다. 상근부위원장 하정우를 비롯해 김우창 대통령실 AI정책비서관, 임문영 국회의원, 분

edaily.co.kr 보도 | 3 days ago 국가AI전략위, 출범 1년 맞아 '실행'의 시간으로 접어들다

지난 9월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약 150명의 관계자가 모였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출범 1주년 성과보고회를 연 자리다. 상근부위원장 하정우를 비롯해 김우창 대통령실 AI정책비서관, 임문영 국회의원, 분과위원장, 민간위원까지 참여한 이날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를 남겼다. 바로 "이제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를 넘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출범 후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한국의 AI 정책이 드디어 '실행'이라는 화두를 본격적으로 안게 됐다.

국가AI전략위는 출범 1년 동안 놀라운 속도로 정책 토대를 구축해왔다. 올해 2월에는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을 확정했는데, 여기에는 3대 정책축과 12대 전략 분야가 포함되었고, 99개의 실행과제에 이르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담겼다. 여기에 326개의 정책 제언까지 더해지면서, 범정부 차원의 AI 전환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윤을 잡기 시작했다. 사실상 한국의 AI 정책이 '방향'을 정하는 데서 '방법'을 설계하는 단계로 넘어왔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인프라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기반의 정비다. 정부는 GPU 관리·활용 체계를 정비하고 국내 GPU 보유량 추계 방법론을 마련했다. 국산 NPU와 AI 데이터센터(AIDC) 장비의 활용 확대, 비수도권 AIDC에 대한 인센티브를 AI 데이터센터 관련 법에 반영하는 작업도 추진했다. AI 컴퓨팅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제조·의료·국방·교통 분야의 AI 전환이 본격화됐다. 제조 AI 2030,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 자율주행 AI 상용화 로드맵이 마련되었고, 국방 분야에서는 국내 AI 모델 기반의 국방 특화 AI 개발과 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가 추진 중이다. 공공 분야에서는 정부 AI 공통 플랫폼 개선, 민원 처리 체계 고도화, 공공 AX 기반 마련, 데이터·API·MCP 등의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과학기술×AI 국가전략'과 'K-문샷 추진전략'이 마련됐고, 바이오·소재·헬스케어 등 분야별 AI 활용 확대 기반도 정비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그동안 한국의 AI 정책은 '기술'과 '산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성과보고회에서 국가AI전략위가 명확히 제시한 방향은 다르다. '지역'과 '인재', 그리고 '교육'이 주요 과제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지역별 AI 전환 전략이 마련됐고, 청년의 AI 성장 기회 확대, AI 인재 양성, 교육 분야의 AI 전환 정책이 본격 추진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AI 정책이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하드웨어적 목표를 넘어, 사회 전반의 AI 전환이라는 소프트웨어적 목표까지 포괄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사람'과 '지역'의 문제가 이제 정책의 중심 무대로 올라온 셈이다.

하정우 상근부위원장은 이날 "지난 1년이 국가 AI 대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더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부처와 분야의 벽을 넘어 역량을 연결하고 현장의 병목을 해소해 대체불가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 국가를 만들고 모두의 AI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국가AI전략위는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지역과 청년에 대한 AI 성장 기회 확대, 글로벌 협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 등 범부처 대형 사업이 유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과 사업 간 조정·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AI전략위의 이번 발표가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 AI 정책의 무게중심이 산업 현장과 기술 인프라를 넘어 '교육'과 '인재'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AI 교육은 대부분 민간 주도 영역이었다. 개별 에듀테크 기업들이 AI 튜터, 학습 분석, 자동 채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이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거나 공공교육 현장에 도입하려는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정책 방향이 실제 실행에 옮겨질 경우, 교육 분야의 AI 전환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 교육 현장에 AI가 본격 도입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현장에서 AI 기반 맞춤형 학습이 일반화되고, 교사의 업무 부담이 AI로 경감되며, 교육 데이터 기반의 정책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는 미래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곧 에듀테크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과 제도적 협력의 문을 여는 동시에, 공공성을 고려한 서비스 설계와 데이터 거버넌스 참여를 요구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짚어봐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첫째, 정책의 실행력이다. 99개의 실행과제와 326개의 정책 제언이 실제 예산과 인력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정책 쇼케이스'에 그칠 위험이 있다. 둘째, 지역과 인재 양성의 실효성이다. 수도권 중심의 AI 인프라 편중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비수도권 AIDC 인센티브를 넘어 AI 교육과 인재 양성이 지역에서 실제로 뿌리내리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지속적 투자와 현장 자율성이 동시에 확보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 분야에서 AI 도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다. AI가 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역량을 키우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가AI전략위의 출범 1년은 '정책의 1년'이었다면, 다음 1년은 '성과의 1년'이 되어야 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일 때, 그리고 그 중심에 교육과 인재 양성이 단단히 자리 잡을 때, 한국 AI 정책은 마침내 '모두의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에듀테크 업계는 이 변화의 파고를 단순한 시장 기회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학습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는 계기로 읽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