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생성형 AI 직무연수로 초등 교실 수업 혁신 본격화
경기도 고양교육지원청이 초등학교 교원 4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직무연수를 개설했다. 9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진행되는 이번 연수는 단순한 AI 도구 소개를 넘어 교사가 직접 수업 설계와 콘텐츠 제작
vision21.kr 보도 | 2 days ago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생성형 AI 직무연수로 초등 교실 수업 혁신 본격화
경기도 고양교육지원청이 초등학교 교원 4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직무연수를 개설했다. 9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진행되는 이번 연수는 단순한 AI 도구 소개를 넘어 교사가 직접 수업 설계와 콘텐츠 제작을 실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교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AI'라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눈에 띈다. 에듀테크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과제가 '도구의 도입'이 아니라 '수업 안착'이라는 점에서 고양의 이번 행보는 시도 자체보다 운영 철학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직무연수의 가장 큰 특징은 두 축의 통합 구성이다. 첫 번째 과정인 '교실에서 바로 쓰는 생성형 AI 수업혁신'은 미래형 수업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이고, 두 번째 과정인 '생성형 AI로 만드는 이미지·영상 수업 콘텐츠 제작'은 교육용 멀티미디어 제작 역량을 다루는 과정이다. 두 과정 모두 30명 내외의 소규모로 운영되며, 고양교육지원청 회의실과 누리마루에서 집합형 대면연수로 진행된다. 대면 방식의 선택은 의도적이다. 온라인 자기학습식 연수가 양산되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오프라인 실습 환경을 고수했다는 것은, AI 활용 역량이 단순 클릭 숙련이 아닌 동료 교사와의 협업과 피드백을 통해 형성된다는 인식을 교육청이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수 내용도 특징적이다. 참여 교원들은 챗GPT, 이미지 생성 AI, 영상 제작 도구 등 다양한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해 수업자료를 설계하고, 이미지·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후 자신만의 AI 활용 사례를 실제 수업에 적용해보는 프로젝트형 학습이 뒤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 도구 습득형 워크숍에서 벗어나 '수업 재설계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진일보한 시도다. 특히 40명이라는 적정 인원은 개별 피드백과 실습 코칭이 가능한 규모로, 대규모 일방향 강의형 연수와 명확히 결을 달리한다.
강현주 교육장은 “생성형 AI는 교사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사의 상상력과 수업 전문성을 확장하는 도구”라며 “학생이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배움이 살아나는 수업 혁신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발언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생성형 AI가 교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과 대비해, '교사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도구'라는 프레임을 제시함으로써 현장 교사들의 정서적 수용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읽힌다. 실제 전국 다수 교육청에서 생성형 AI 연수 시 가장 큰 저항 요인이 교사들의 '대체 불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양교육지원청의 메시지 설계는 의도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양교육지원청의 이번 연수가 갖는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참여 규모다. 고양 관내 초등 교원 전체 수를 고려할 때 40명이라는 숫자는 전체 교사의 한 자릿수 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선발된 40명의 수업 사례가 이후 일반화되는 과정에서 별도의 확산 전략이 없다면, 연수 효과는 일부 열정적 교사 개인의 시도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교육청 자체도 "우수한 사례와 활용 경험이 교육 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확산 로드맵은 이번 보도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둘째, 연수 후 실제 수업 적용도를 측정하는 평가 체계 부재다. 직무연수에서 가장 흔한 함정은 '연수장은 뜨거웠으나 교실은 차가웠다'라는 평가다. 이를 방지하려면 6개월 후, 1년 후 수업 적용률과 학생 학습 성과 데이터를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교육지원청의 시도가 갖는 산업적·정책적 의미는 작지 않다. 우선 에듀테크 시장 관점에서다. 최근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학생 대상 학습 앱 위주의 B2C 구조가 강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시대에는 교사 도구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MagicSchool AI, Khanmigo 같은 교사 전용 AI 어시스턴트가 빠르게 성장했고, 국내에서도 마이리얼트립의 마이스, 뤼이드의 에듀GPT 등이 교사 워크플로우 자동화에 주력하고 있다. 고양교육지원청처럼 교육청 차원에서 교사 역량 강화에 직접 투자하는 흐름은 결국 이런 도구들의 학교 진입을 촉진하는 토양이 된다. 도구 사용법을 아는 교사가 늘어나야 도구 시장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더 큰 그림이 보인다. 경기도는 이미 '경기교육 2040'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으며, 다수 시·군 교육지원청이 생성형 AI 연수를 잇따라 열고 있다. 고양의 이번 연수는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수업 설계부터 콘텐츠 제작까지'라는 전 과정을 아우른 포괄적 커리큘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보다 성숙한 모델을 보여준다. 향후 교육청 단위 연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연수 이수 교원 간 자발적 학습공동체 형성 지원, 둘째, 학교별 AI 활용 수업 설계 가이드라인 배포, 셋째, 학생·학부모 대상 AI 활용 수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형성 노력이다.
결론적으로 고양교육지원청의 이번 직무연수는 생성형 AI가 교실에 안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교사 역량 강화'에 정면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연수의 성과를 진정한 수업 혁신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40명에서 시작된 불씨가 고양 관내 전체 교실로, 나아가 경기도 전체로 확산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도구와 사례가 모이고, 교사의 경험이 축적되며, 정책적 뒷받침이 결합될 때 비로소 'AI로 바꾸는 교실'이 'AI가 살아 있는 교실'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에듀테크 업계로서는 이번 연수의 후속 성과와 확산 과정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교사 시장이 제대로 열리느냐 마느냐가 향후 5년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향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