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iz.co.kr 보도
직업계고 교사 70명, AI 학습 설계자로 재탄생한다…경기도교육청 자격연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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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교사 70명, AI 학습 설계자로 재탄생한다…경기도교육청 자격연수의 의미
[도입부] "가르치는 교사"에서 "배움을 설계하는 퍼실리테이터"로. 경기도교육청이 직업계고 교사 70여 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융합 자격연수를 시작하면서, 직업교육 현장의 교사 역할 재정의에 나섰다. 단순히 AI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연수가 아니라,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학생 스스로 정의하고 AI로 해결하도록 돕는 촉진자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존 교원 연수와 차별화된다. 이 연수의 이수자에게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인 '액션러닝 퍼실리테이터(ALFT) 2급'이 부여된다.
[본문 1]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대림대학교에서 '2026년 직업계고 교사 AIX 융합 러닝퍼실리테이터 자격연수'를 진행했다. 도내 직업계고 교사 7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연수는 디지털·AI 대전환 시대에 맞춰 직업교육 체제를 혁신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수의 핵심 목표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교사의 학습 촉진자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성장 과정을 AI로 설계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과정은 실행 중심 실습과 프로젝트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액션러닝 수업 철학, 러닝퍼실리테이터 역량, 성찰 코칭, AIX Intelligent-TPACK 모델, AI 디자인씽킹, 생성형 AI 에이전트, 바이브코딩을 활용한 수업자료 제작 등이 포함된다. 특히 'Intelligent-TPACK'은 기존의 기술-교육학-내용 지식 통합 모델(TPACK)에 AI 역량을 결합한 프레임워크로, 교사들이 AI 시대에 필요한 수업 설계 역량을 체계적으로 갖추도록 돕는다. 바이브코딩(Vibe Coding)은 자연어 지시만으로 코드를 생성하는 최신 개발 방식을 의미하는데, 이를 수업자료 제작에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교사들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도교육청은 대림대학교 AID 사업단의 교육 인프라와 산학협력 체계를 활용해 연수 내용의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 참가 교원이 출석률 80% 이상과 자격시험 70점 이상을 충족하면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등록된 '액션러닝 퍼실리테이터(ALFT) 2급' 민간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이수 확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혜리 경기도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장은 "AI 시대의 직업교육은 새로운 기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의 역할과 학생의 배움을 바꾸는 교육 대전환이어야 한다"며 "직업계고를 산업계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역량 중심 교육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산업현장의 문제를 직접 찾고 AI를 활용해 해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본문 2] 이번 연수는 단순한 교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넘어, 한국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그동안 직업계고 교육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단순 반복적 기능은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직업교육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선택한 방향은 '문제 발견 및 해결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삼는 액션러닝 기반 교육 체제로의 전환이다.
주목할 점은 연수 내용에 '성찰 코칭'과 'AI 디자인씽킹'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문제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성찰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인지적 파트너로 기능해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의 직업교육 개혁 사례를 살펴보면, AI 리터러시를 단순 기술 교육이 아닌 '문제 정의 능력'과 결합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연수는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선도적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첫째, 70여 명이라는 참가 인원은 도내 전체 직업계고 교원 수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다. 연수의 실질적인 확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후속 연수와 학교 내 전파(확산)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민간자격증의 실효성 문제다. ALFT 2급이 학교 현장에서 실제 교원 평가나 승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교사들의 참여 동기가 약화될 수 있다. 셋째, AI 인프라와 교사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 문제다. 연수를 이수한 교사들이 소속 학교에서 AI 활용 수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학교급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에듀테크 업계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연수는 AI 교육 솔루션의 수요가 '학생용 콘텐츠'에서 '교사용 역량 강화 도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생성형 AI 에이전트와 바이브코딩 같은 최신 기술을 교사 연수에 직접 접목한 점은, 에듀테크 기업들이 교원 연수 시장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사점]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AI 융합 자격연수는 직업교육의 화두를 '기술 전달'에서 '역량 설계'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 역할이 AI로 대체되는 시대에, 교사를 '학습 설계자'이자 '문제 해결 촉진자'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한국 직업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다. 특히 액션러닝과 AI를 결합한 교원 양성 모델은 향후 타 시도교육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수의 지속성과 확장성, 그리고 학교 현장의 인프라 격차 해소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위험도 존재한다. 에듀테크 업계는 이번 연수를 계기로 교사 연수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포착하고, 학교 현장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AI 교육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AI 대전환 시대, 직업교육의 미래는 결국 교사가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역할을 수용하고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