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윤리'가 기술만큼 중요해지는 순간: KT-서울시 초등생 AI 미래 캠프가 던지는 메시지

초등학생 100명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만지고, 코딩을 배우고, 딥페이크 범죄 예방 수칙을 익혔다. 단순한 기술 체험이 아니라 '책임 있는 AI 사용'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놀이와 체험 속에 녹여낸 현장이다. 지

sedaily.com 보도 AI 시대, '윤리'가 기술만큼 중요해지는 순간: KT-서울시 초등생 AI 미래 캠프가 던지는 메시지

초등학생 100명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만지고, 코딩을 배우고, 딥페이크 범죄 예방 수칙을 익혔다. 단순한 기술 체험이 아니라 '책임 있는 AI 사용'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놀이와 체험 속에 녹여낸 현장이다. 지난 22일 서울 도봉구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에서 열린 'KT-서울시와 함께하는 AI 미래 캠프'는 AI 교육의 패러다임이 '도구 활용'에서 '시민 의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읽힌다. 기술의 진보 속도가 윤리적 성찰을 압도하는 지금, 이 캠프는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방향키를 제시한다.

이번 캠프는 KT와 서울시,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서울도봉경찰서가 힘을 합친 합작품이다. 참가 학생들은 25명씩 4개 조로 나뉘어 ▲AI 기술과 윤리를 체험하는 이동식 교육관 'AI 스테이션' ▲AI 자격검정 AICE와 연계한 블록 코딩 'AICE 퓨처(Future)' ▲경찰서가 진행하는 AI 악용 범죄 예방 교육 등 총 5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특히 딥페이크(Deepfake)를 비롯한 AI 악용 사례를 직접 학습하는 시간은 단순 코딩 교육을 넘어,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경계심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기술의 '사용법'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가진 '위험성'과 '윤리적 경계'를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다.

이 캠프의 뿌리는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는 그해부터 전국 교육청 및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초·중학생 대상 AI·디지털 윤리 시민교육을 확대해 왔으며, 2025년까지 누적 약 17만 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단순히 숫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KT가 운영하는 이동식 AI 체험교육관 'AI 스테이션'은 도서·산간 지역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문형 교육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AI 교육 인프라를 이동식 차량으로 대체함으로써, 소외 지역 학생들에게도 동일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AI 교육의 보편적 접근성'이라는 에듀테크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서울시와의 협력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KT는 이번 캠프를 계기로 국공립 과학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AI 교육 거버넌스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기업이 단독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공공 인프라와 기업의 기술력, 그리고 지역 경찰서의 안전 교육 역량을 하나로 묶는 '민관학 협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정우 KT ESG추진담당 상무의 "AI 시대에는 기술을 다루는 능력만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발언은 이번 사업의 철학적 기반을 명확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AI 윤리 교육의 '내용적 깊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딥페이크와 같은 첨단 범죄 사례를 얼마나 깊이 있게, 그리고 발달 단계에 맞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지속 가능성'이다.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회성 캠프가 아닌, 수백만 명의 학생에게 확대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커리큘럼과 교사 연수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의 '주체' 문제다. 특정 기업의 기술력(예: AICE 자격검정)이 교육 과정에 긴밀하게 결합될 경우, 공교육이 특정 기업의 상업적 생태계에 종속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AI 윤리 교육의 공공성과 기업의 상업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캠프가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AI 교육의 화두가 '코딩 능력 배양'에서 '디지털 시민성 함양'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술 활용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떤 의도로, 어떤 기준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력이 되었다. 이번 KT-서울시 캠프는 AI 교육이 단순히 취업을 위한 스펙이나 기술 습득의 차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윤리를 가르치는 '시민 교육'의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신호를 던진다. 그리고 그 확장의 중심에는 기업, 정부, 학교,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미의 'AI 시대의 인재 양성'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