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태국 등 3개국에 AI 교육혁신 사례 수출…'K-에듀'의 글로벌 확산 전략을 읽는다

한국 교육부가 태국 등 3개국에 인공지능(AI) 기반 교육혁신 사례를 전파하는 국제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정책 소개 차원을 넘어, 한국의 디지털 교육 인프라와 AI 활용 노하우가 해외 현지 교육 시

moe.go.kr 보도 교육부, 태국 등 3개국에 AI 교육혁신 사례 수출…'K-에듀'의 글로벌 확산 전략을 읽는다

한국 교육부가 태국 등 3개국에 인공지능(AI) 기반 교육혁신 사례를 전파하는 국제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정책 소개 차원을 넘어, 한국의 디지털 교육 인프라와 AI 활용 노하우가 해외 현지 교육 시스템에 실제로 이식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케이팝(K-POP)', '케이뷰티(K-Beauty)' 등 문화 콘텐츠 수출에 집중됐던 한류의 영역이 '케이에듀(K-Edu)'로 확장되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한국이 개발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태국을 포함한 아시아 3개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AI 교육정책과 디지털 교수학습 모델을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국가명과 사업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교육부가 그동안 누적해온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수년간 개발도상국 교원 대상 연수 프로그램과 교육정보화 마스터플랜 수립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특히 에듀테크 분야에서는 정부 주도로 구축된 '에듀넷'과 전국 단위 스마트교육 인프라가 글로벌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왔다.

이번 사례 전파의 핵심은 단순히 한국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국의 교육 환경에 맞는 맞춤형 AI 활용 전략을 함께 설계한다는 점이다. 태국의 경우 최근 '태국 에듀테크 얼라이언스(TEA)'를 결성하는 등 디지털 교육 전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원격교육의 한계를 경험한 동남아시아 각국은 AI 기반 적응형 학습 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의 AI 교육 데이터 축적 방식과 교사 연수 체계는 이들 국가가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실질적인 협력 수요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번 사업은 한국 교육부의 글로벌 의제 선점 전략과 맞물려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공교육에 AI 교과서를 전면 도입하는 사례는 한국이 사실상 최초다. 이에 따라 해외 각국은 한국의 도입 과정과 성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 시점에 해외 사례 전파에 나선 것은, AI 교육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국제적 위상을 공고히 하고 향후 관련 기술과 콘텐츠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짚고 넘어갈 지점도 있다. AI 교육혁신 사례의 해외 이전이 단순히 한국식 모델의 무분별한 수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각국의 교육과정, 문화적 맥락, 인프라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적용은 현지에서 외면받기 쉽다. 실제로 과거 일부 개발도상국 대상 교육정보화 사업에서 하드웨어 보급에 치중한 나머지 유지보수와 교사 역량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이 좌초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발성 연수나 세미나가 아닌, 현지 교원의 AI 리터러시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장기적 로드맵이 필수적이다.

또한 AI 교육 데이터의 국경 간 이동과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학습자 데이터를 활용한 AI 시스템의 특성상, 해외 이전 과정에서 학생들의 민감정보 처리 기준을 둘러싼 국제적 합의가 필요하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경우, 글로벌 AI 교육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이 단순한 정책 홍보를 넘어, AI 교육의 국제 표준과 윤리 원칙을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에듀테크 업계의 시각에서는 이번 사업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 간 협력이 체결되면 뒤따르는 것은 자연스럽게 현지 학교에 공급될 디지털 교과서, 학습관리시스템(LMS), AI 튜터링 솔루션 등의 수요다. 이미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을 준비해 왔다. 교육부의 이번 사례 전파가 정부 차원의 세일즈 외교로 기능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신뢰도를 확보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과거 수많은 정부 주도 해외 사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며 중소 에듀테크 기업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반성도 존재한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결국 현지의 실제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간의 혁신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