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시대' 교사가 AI를 가르치는 법… 교육부 2026 역량 체계의 방향성
오는 2026년 8월 12일, 공주교육대학교가 주관하는 교원 연수회가 미래배움터에서 열린다. 주제는 'AX시대, 교원의 AI 활용 교육역량 강화 방향'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6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체
eduplusshow.co.kr 보도 'AX 시대' 교사가 AI를 가르치는 법… 교육부 2026 역량 체계의 방향성
오는 2026년 8월 12일, 공주교육대학교가 주관하는 교원 연수회가 미래배움터에서 열린다. 주제는 'AX시대, 교원의 AI 활용 교육역량 강화 방향'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6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체계'를 기반으로 마련된 이 자리는, 단순한 연수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시점에서, 교원의 역할 재정의가 교육정책의 최전선에 배치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연수회의 존재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동안 교원 연수는 에듀테크 도구 사용법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수는 'AI 활용 교육역량'을 단순한 기능적 숙련이 아닌 '역량 체계'라는 이름으로 접근한다. 이는 교사가 AI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시대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함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2026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체계의 핵심은 '교사의 AI 리터러시'를 기존 정보기술(IT) 소양과 분리했다는 점이다. 기존 체계가 컴퓨터 활용 능력이나 소프트웨어 운용에 가까웠다면, 새 체계는 AI 원리 이해, 데이터 활용, 윤리적 판단, 그리고 AI 기반 교수설계까지 포함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윤리' 영역이 별도의 역량 축으로 강조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학생 과제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용법을 지도해야 하는 새로운 책무를 떠안게 됐다.
이 연수회가 공주교육대학교 주관으로 열린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초등교원 양성의 요람인 교육대학교가 AI 교육역량 강화의 중심에 선 것은, 예비교사 교육과정의 개편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교육부는 2025년부터 전국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에 AI 교육 과목을 필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번 연수회는 그 연장선상에서 현직 교원의 재교육까지 아우르는 연속성 있는 정책 설계의 일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정책의 의도와 현장의 준비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교사 10명 중 6명 이상이 "AI 교육 도구를 활용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약 47%는 "AI 관련 연수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역량 체계가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되어도,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물리적·시간적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은 종이에 그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연수회의 세부 내용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AX 시대'라는 표현이다. DX(디지털 전환)와 AX(AI 전환)의 차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의 차이가 아니다. DX가 기존 업무 방식을 디지털 도구로 대체하는 것이라면, AX는 업무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의 맥락에서 AX는 '교사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AI가 가르칠 수 없는 것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가'의 질문을 던진다. 즉, 암기와 반복 학습이 AI로 대체된다면, 교사의 핵심 가치는 비판적 사고 함양, 창의성 발현, 그리고 인간적 상호작용의 촉진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지점에서 국제적인 비교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싱가포르는 이미 2023년부터 전 교원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인증제'를 도입했으며, 에스토니아는 교사 양성과정에서 AI 교육 설계를 전공 필수로 지정했다. 핀란드의 경우 국가 교육과정에 AI 윤리와 알고리즘 이해를 범교과 주제로 통합했다. 한국의 2026 역량 체계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는 동시에, 교원의 'AI 활용 교육역량'을 법적·제도적 기준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만, 체계의 '수립'과 체계의 '실행'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연수회가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단 1시간 동안 진행된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AI 활용 교육역량 강화'라는 방대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교원의 업무 부담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1회성 특강이 아닌, 학기 단위의 장기 연수와 학교 현장에서의 실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수회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 교육이 'AI를 가르치는 교육'에서 'AI로 가르치는 교육'으로, 나아가 'AI 시대에 걸맞은 인간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핵심 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2026 역량 체계는 그 전환의 이정표가 될 것이며, 공주교육대학교의 이번 연수회는 그 이정표 위에 세워진 첫 번째 신호등인 셈이다.
시사점으로 보면, 이번 연수회는 에듀테크 업계에도 중요한 전환점을 알린다. 그동안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은 주로 학생용 학습 관리 시스템(LMS)이나 문제은행 서비스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교원의 AI 교육역량이 공식적인 정책 의제로 부상하면서, 교사 연수 플랫폼, AI 기반 수업 설계 도구, 교사용 데이터 분석 대시보드 등 '교사를 위한 에듀테크' 시장이 새롭게 열릴 전망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2026년부터 '교원 AI 역량 진단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역량 수준을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연수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에듀테크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하는 동시에, 교사 개개인의 역량 차이를 데이터로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세분화를 촉진할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교육 경쟁력은 인프라나 하드웨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할 교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 2026년 8월의 이 작은 연수회는, 한국 교육이 그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이 얼마나 깊고 넓게 이어지느냐는, 이제 교육부와 교육대학교, 그리고 에듀테크 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