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도교사 1천167명이 몰린 이유…대구교대 연수에서 읽는 에듀테크의 패러다임 전환
전국 초·중등 교사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AI 활용 연수에서 대구·경북·강원 지역에서만 1천167명의 교원이 신청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단순히 AI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교과별 수
imaeil.com 보도 AI 선도교사 1천167명이 몰린 이유…대구교대 연수에서 읽는 에듀테크의 패러다임 전환
전국 초·중등 교사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AI 활용 연수에서 대구·경북·강원 지역에서만 1천167명의 교원이 신청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단순히 AI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교과별 수업 설계와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까지 아우르는 이번 연수는 교사들이 기술이 아닌 교육 본질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원양성기관과 민간 에듀테크 기업이 결합한 새로운 협력 모델이 지역 교육 혁신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교육대학교가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추진하는 ‘2026년 인공지능(AI) 활용 선도교사 양성 연수’의 3권역 주관기관으로서 지난 14일 연수 운영을 마무리했다. 대구·경북·강원 지역 초·중등 교원 1천167명이 참여한 이번 연수는 대구교대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알파코와 비상교육 등 민간 교육기업이 협력해 대학의 교원양성 전문성과 기업의 AI·에듀테크 기술을 결합한 교육과정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연수의 핵심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수업에의 적용’에 맞춰졌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AI·디지털 도구 활용부터 교과별 수업 설계,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과정 중심 평가, 수업 실행과 성찰까지를 교육과정에 포함했으며, 초등과 중등의 학교급 및 교과별 특성에 따라 교육과정을 세분화했다. 현장 교사와 교수진이 강사로 참여해 참가 교사들이 자신의 교과와 학생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직접 설계하고 동료 교사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수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구교대는 연수 과정에서 개발된 우수 수업설계안과 현장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 참여 교사들이 소속 학교와 지역에서 다른 교원의 AI 활용 수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후속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는 ‘선도교사’라는 명칭에 걸맞게 연수 참가자들이 지역 교육 혁신의 거점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사업 책임자인 이미지 대구교대 교수는 “AI가 빠르게 발전할수록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AI를 언제, 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교사의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수의 의미를 에듀테크 생태계 차원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AI 교육 연수는 주로 교육청 주도의 관 주도 행사나 민간 기업의 제품 홍보성 워크숍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교원양성대학이 주관하고 민간 기업이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는 구조를 띠고 있어, 공공의 교육적 전문성과 민간의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 배상식 대구교대 총장은 “교원양성대학으로 축적해 온 교수·학습 및 교사교육 전문성과 기업의 교육기술 전문성을 결합한 것이 이번 사업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1천167명이라는 참가자 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구·경북·강원은 전국에서도 교육격차와 인구감소 문제가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AI 활용 수업이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비수도권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처럼 높다는 것은 디지털 교육 전환에 대한 지방 교사들의 열망과 위기감을 동시에 반영한다. AI 기술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큰 만큼, 이들 지역에서의 AI 교육 확산은 교육격차 해소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다만 짚고 넘어갈 지점도 있다. AI 활용 연수가 기술 중심으로 흐를 경우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수업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AI 도구 활용 자체가 목적이 되는 ‘도구적 합리성’에 빠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번 연수가 강조한 ‘언제, 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교사의 전문성’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연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사 공동체 지원과 사례 공유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또한 AI 윤리 교육과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이 연수 과정에 충분히 포함됐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AI 교육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교사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수의 폭발적인 참여율로 재확인됐다. 교사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교육적 판단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대구교대의 이번 시도는 교원양성기관이 지역 에듀테크 생태계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타 권역 주관기관과의 네트워크 확장 및 지역 교육청·학교·기업 간 협력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의 교사 전문성은 기술 활용 능력과 교육적 판단력의 균형 속에서 길러질 것이며, 그 출발점은 바로 이처럼 교사들이 직접 수업을 설계하고 동료와 공유하는 경험의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