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news.co.kr 보도

"교실을 바꾸는 작은 혁신들"…2026 에듀플러스위크가 보여준 에듀테크 창업의 새로운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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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바꾸는 작은 혁신들"…2026 에듀플러스위크가 보여준 에듀테크 창업의 새로운 공식

8월 서울 코엑스 1층 A홀은 에듀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실험실로 변했다. 머니투데이와 에듀플러스위크 조직위원회, 글로벌비즈마켓이 공동 주최한 '제17회 2026 에듀플러스위크 미래교육박람회'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열린 것. 15개국 18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AI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 두드러진 점은 거창한 비전이나 플랫폼 중심의 대형 담론보다, 교실 현장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세분화된 솔루션'들이 창업 기회로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박람회의 핵심 키워드는 '특화'였다. AI 평가 시스템, 맞춤형 학습 플랫폼, 디지털 체육 솔루션, 학생기록 지원 도구 등 참가 기업들이 선보인 기술들은 하나같이 교육 현장의 특정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AI 기반 서·논술형 답안 분석 기술이다. 그동안 객관식 채점에 국한됐던 AI 평가가 이제는 서술형과 논술형 답안까지 분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단순히 채점의 자동화를 넘어 학생의 사고 과정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시작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직접 시연된 디지털 센서 기반 체육 기구 '디딤'과 모바일 PT 관리 솔루션 '리얼PT'는 신체 활동 측정이라는 기존에 간과됐던 영역을 기술로 채우고 있었다. 이는 교육이 더 이상 지식 전달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체 발달과 건강 관리까지 포함하는 전인적 접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교육 현장의 요구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전시 부스에서 소개된 서비스들은 교육 시스템 전체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기초학습 코스웨어부터 AI 기반 생활기록부 작성 자동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각 기업은 교사들의 행정 업무 경감, 학생들의 개별화된 학습 욕구 충족, 학부모와의 소통 강화 등 구체적인 페인 포인트를 겨냥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교육기술 서비스 담당자의 말은 인상적이었다. "학교와 교육기관마다 요구하는 사양과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모든 교육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며 "각 세부 영역에서 명확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전체 에듀테크 생태계의 완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곧 에듀테크 시장이 더 이상 소수의 거대 플랫폼이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라, 수많은 틈새 전문 기업들이 공존하는 다원화된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박람회가 에듀테크 창업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교육 분야는 대상이 학생부터 교사, 학부모까지 다양하고, 교육 환경에 따라 요구사항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장이다. 연령과 학업 수준, 신체 발달 수준에 맞는 교구와 교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이는 곧 새로운 창업 기회로 이어진다. 따라서 초기 창업자들은 교육 생태계 전체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보다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사례들처럼 특정 단원의 평가, 교사 행정 지원, 신체 활동 측정 등 '작지만 명확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기술 자체의 정교함보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문제를 얼마나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사업화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국내 공교육 시장만 바라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 해외 연사가 참여하는 국제 포럼과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비즈니스 매칭 기회가 마련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우수한 에듀테크 기술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검증을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K-에듀테크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교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수출이 아니라 현지 교육 과정과 문화를 이해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박람회가 단순한 전시의 장을 넘어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이 '작은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I 기술이 교육의 미래를 논하는 단계에서 실제 교실과 교육기관에서 활용되는 실무 도구로 자리 잡아가는 전환점을 목격한 이번 행사는, 에듀테크 산업의 미래가 거대한 담론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