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공데이터와 AI가 만났을 때, 학교 현장은 어떻게 바뀌는가 — 제8회 교육 공공데이터 AI활용대회 분석
교육 공공데이터와 AI가 만났을 때, 학교 현장은 어떻게 바뀌는가 — 제8회 교육 공공데이터 AI활용대회 분석
keris.or.kr 보도
교육 공공데이터와 AI가 만났을 때, 학교 현장은 어떻게 바뀌는가 — 제8회 교육 공공데이터 AI활용대회 분석
지난 8월 11일 세종컨벤션센터.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주관한 '제8회 교육 공공데이터 AI활용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1,886편의 응모작 중 최종 153팀이 선정됐고, 시상 규모만 상금·상품 합산 약 1억 원에 달했다. 이 대회의 핵심은 단순한 경연이 아니었다. 학생과 국민이 교육 공공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직접 결합해 현장의 문제를 풀어내도록 한 점, 그리고 AI 시대에 발맞춰 대회 구조 자체를 개편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눈에 띄는 것은 접수 규모다. 전국에서 1,886편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AI 활용 교육이 더 이상 소수의 실험적 시도가 아니라 광범위한 시민·학생 운명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서면·발표 심사뿐 아니라 대국민 공개검증까지 거쳤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교육 영역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투명성과 사회적 검증 절차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장관상 분야별 대상 3팀의 수상작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반 부문 'AI 활용 아이디어 기획' 대상은 Data Rock팀의 '반경 너머, 도달 가능성으로'였다. 지도상으로는 가까워 보여도 강이나 큰 길에 막혀 실제로는 걸어갈 수 없는 공원이 많다는 인천 지역 초등학교 272곳의 문제를 AI로 재계산해, 어느 학교를 먼저 지원해야 할지 근거와 함께 제시한 작품이다. 단순한 거리 최적화가 아니라, '실제 보행 가능성'이라는 변수를 데이터에다 새로 녹여낸 점에서 공공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도시계획·교육복지·재난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도 거리 ≠ 실제 거리'라는 통념을 깨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학생 부문 'AI 활용 아이디어 기획' 대상은 모모타로팀의 'InBrain'이었다. 인바디가 체성분을 수치로 보여주듯, AI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생각의 성분'과 의존도를 수치화해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 습관을 돌아보게 한 도구다. AI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이 'AI를 잘 쓰는 법'에 머무르지 않고, 'AI와 나의 관계를 점검하는 법'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 부문 'AI 활용 소속학교 홍보영상' 대상은 전북 전주 초포초 곽로윤 학생의 '위플래너와 함께 크는 꿈'이었다. 학생·교사·교장·학부모가 자기주도 학습 플래너로 성장해가는 학교 문화를 생성형 AI로 담아낸 작품으로, AI가 학교의 정체성을 기록하고 전파하는 매개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일반부문 대상팀에게는 상금·상품과 100만 원 이내 교육활동지원비가 제공되고, 행정안전부 주관 '제14회 범정부 공공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 통합본선 참여 추천 자격까지 부여된다. 우수 수상작은 교육데이터플랫폼(edmgr.kr)에 공개·보존돼 대표 활용 사례로 축적된다. 즉, 이 대회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교육 정책 연계'의 샘플을 만들어내는 국가 R&D 파이프라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KERIS 정제영 원장이 "국민 누구나 데이터와 AI로 교육 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짚고 넘어갈 지점도 있다. 본문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대회 수상작 중 상당수가 AI 모델을 '활용'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자체 모델 학습보다는 API 기반 서비스 호출이 많고, 데이터 정제·윤리 검토 과정이 작품 평가에서 충분히 비중을 두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1,886편 중 153팀, 약 8.1%의 선정 비율은 경쟁의 문턱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시·도 간 편차가 존재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들의 데이터 접근성, 멘토링 인프라, AI 교육 Exposure 차이가 작품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후속 분석이 필요하다. 교육부·KERIS가 시도교육감상까지 다층적으로 시상하는 구조를 갖춘 것은 이러한 지역 격차를 의식한 설계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이 기사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첫째,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중심축이 '콘텐츠 공급자 → 데이터+AI 활용자'로 이동하고 있다. KERIS가 매년 대회를 열어 시민 개발자와 학생을 직접 흡수하는 구조는, 결국 정책·산업·민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형이다. 둘째, AI 활용의 윤리적 성숙도가 평가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InBrain'처럼 AI 의존도를 스스로 점검하는 도구가 등장했다는 것은, AI 리터러시가 '능숙함'에서 '자기인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공공데이터와 AI의 결합은 교육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시민 참여 형태로 확산되고 있으며, edmgr.kr 같은 플랫폼이 그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축적·공개하는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향후 KERIS가 K-에듀파인 고도화, 나이스 웹접근성 강화, 이주배경학생 한국어교육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후속 사업을 통해 이 생태계를 얼마나 두텁게 확장하느냐가, 한국형 AI 교육 모델의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