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② AI 시대, 교육 패권을 누가 쥐는가 — 로봇이 교실에 들어왔다
Unitree, Alibaba, iFLYTEK… 교육 컨퍼런장을 채운 것은 교육자만이 아니었다
교육 컨퍼런스에 왜 로봇 기업이 등장하는가.
1편에서 우리는 항저우에서 열린 WDEC가 단순한 국제 교육 행사가 아님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현장은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시장 안을 들여다보면, 이 행사가 정부의 전략과 기업의 이해가 정교하게 결합된 쇼케이스였음이 더욱 분명해진다.
항저우라는 무대, 그리고 Unitree
이번 WDEC의 현장 방문 코스에는 교육 기관뿐 아니라 첨단 기술 기업이 함께 배치됐다. 각 방문 코스는 학교 한 곳, 기업 한 곳, 문화 드마크 한 곳으로 구성됐으며, Unitree Robotics와 Alibaba 같은 첨단 기술 기업이 함됐다.
Unitree는 낯선 이름이 아니다. 2026년 춘절 갈라에서 Unitree의 로봇은 쿵푸 동작과 트램펄린 공중제비를 선보이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로봇들은 취권, 후방 장애물 회피, 백플립 등 복잡한 동작을 완전 자율로 수행했다. 같은 해 CES 2026에서도 중국 로봇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카테고리 38개 출품사 중 21개를 차지했으며, Unitree는 그 선두에 있다.
202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1만 3,000대였으며, AgiBot과 Unitree 등 중국 기업들이 그 물량의 약 80%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 중국의 판매 전망치를 2만 8,000대로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 이 로봇 기업이 왜 교육 컨퍼런스에 있는가. 대답은 단순하다. 교육은 로봇 산업의 가장 빠르고 안전한 시장 진입로이기 때문이다. 교실은 로봇이 '위협'이 아니라 '도우미'로 처음 만나는 공간이다. 전 세계 교육부 관계자, 학교 관리자, 정책 입안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로봇을 보여주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B2G(기업 대 정부) 마케팅이다.
iFLYTEK: 교육이 본업인 AI 기업
현장 전시에서 더 직접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iFLYTEK(科大訊飛)이었다. 저장기계전기직업기술대학 학생이 WDEC 전시장에서 iFLYTEK이 개발한 AI 교육 플랫폼을 시연하는 장면이 신화통신에 의해 공식 보도됐다. 학생이 시연자로 나선 구도 자체가, 이 기술이 얼마나 교육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지를 여주는 연출이었다.
iFLYTEK의 AI 교육 솔루션은 28개 성급 행정역의 3,600개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교육부 국가교육기술센터가 인증한 55개 국가 AI 실험학교를 포함한다. AI 스마트 칠판, 지능형 채점 시스템, AI 심리 상담 파트너, 학생용 AI 학습 로봇까지, iFLYTEK의 제품은 교실의 물리적 환경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중국 쓰촨성 직업대학의 AI 활용 조사에서 학생·교사·관리자 모두 바이두 ERNIE Bot과 Alibaba의 Qwen이 주요 AI 도구였으며, iFLYTEK의 SparkDesk는 특히 언어 및 교육 분야에서 약 18%의 사용률을 기록했다. ChatGPT 등 외국 AI 모델의 사용률이 2~4%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교육 현장에서 자국 AI 플랫폼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Alibaba: 클라우드에서 교실까지
Alibaba의 참여는 다른 층위에서 작동한다. Alibaba Cloud는 정부의 교육 디지털화 이니셔티브와 깊이 연계돼 있으며, 자체 AI+교육 백서를 발간해 20개 이상의 파일럿 프로그램과 초기 AI 도입 학교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Alibaba의 역은 단순한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자가 아니다. Qwen 언어 모델, DingTalk 업 플랫폼, 클라우드 인프라가 학교 행정, 원격 수업, 개인화 학습 전반에 걸쳐 교육 생태계의 운영 체제로 기능하고 있다. 중국이 단순히 AI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한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AI+ 교육' 2030 국가 계획이라는 배경
이 기업들의 움직임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2026년 4월 중국 교육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AI+ 교육'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며, 2030년까지의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공교육 스템은 약 2억 9,100만 명의 학생과 50만 개 이상의 학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계획은 사실상 AI 도구의 기관 단위 도입을 의무화하는 것과 같다.
국가가 시장을 만들고, 기업이 그 시장을 채우고, 컨퍼런스가 그 생태계를 세계에 전시한다. WDEC는 이 순환 구조의 쇼룸이었다.
교육 컨퍼런스인가, 산업 박람회인가
Bett Show와 비교하면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드러난다. Bett UK 2026에는 700개 이상의 에듀테크 기업이 참가했으며, 이는 민간 기업 중심의 시장 경쟁 구조를 보여준다. 반면 WDEC는 국가 전략과 기업 이해가 통합된 구조다. 어느 쪽이 '더 순수한 교육 행사'냐의 문제가 아니다. 두 생태계가 서로 다른 논리로 작동한다는 사실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전시한 제품과 기술은 어디서 오는가. 그 뿌리에는 중국 교육부가 수년에 걸쳐 조용히 구축해온 거대한 디지털 인프라가 있다. 그것이 다음 편의 주제다.
다음 편에서는 220개국에 무료로 깔린 중국 스마트 교육 플랫폼의 실체와, 그것이 '디지털 일대일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살펴본다.